이석락 시인의 도정법,盜政法 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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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7 08:52
이석락 시인
누나야 미안해
이석락
시골 부모님이 가난하여
도시에 사는 누나에게 얹혀살며 공부를 했지
먹고 자고 공부하여 공무원이 됐지
경남 도청 건측과에 잔뼈를 심어
재개발 실정을 잘 알지
누나가 재계발을 당하여 안절부절 못하니
누나에게 핏줄의 정도 있지만 입은 은혜가 더 무거워
소식을 들은 날부터 밤장을 설쳤다
누나가 합당한 보상금을 받을 방법을 물었을 때
법이 정한 대로 하라고 한다고
친절하던 누나가 내게 의절 선언을 했을 때
누나 다 말할게 입술을 달짝이다가도
누나야 미안해
아직 공부 중인 아이들이 입을 막더라
돈벌이 못 하는 집사람이 입을 막더라
누나야 누나는 목돈 들어갈 일이 없잖아
나는 아직 돈 들어갈 일이 캄캄해
공무원 일밖에 모르는 내가 파면당하면
누나도 가슴 쓰리지
말 못 하는 태산 같은 이유
누나야 미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