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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詩한 그림판-비온 뒤에

하늘을 떠 받치던젖은 솜사탕을콕콕 찔러 터트리며아래로 더 아래로끌어 내린 이유가 있었다그 새 올라 솟구친파아란 하늘의 맨 얼굴을 보고파잠자리는 뻘겋게 꽁무니를 달군 채 기어 오르고…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소문

꽃이 피고향기로울 거라더니연지 곤지 찍은 처녀가 나타났었어우당탕거리며땀 범벅으로 열불을 내며식었다 데웠다를 반복할 거라더니천둥 번개를 타고 우락부락한 아재가 나타났었어하늘이 온통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가을일 텐데...

9월이 되니불을 피워대는 가마솥 안에 있던 가을이익었다는 함성과 함께 밖으로 튀어 나온다약이 바짝 오른 고추는 혓바닥을 날름대며 얼굴을 붉히고얼굴을 비벼대며 날아 오른 잠자리는 파…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흔적

누군가 어슬렁거리며흠뻑젖은 땀복을 벗어 놓았다축축한 땀복 밑에는여름을 비벼대는 소리가 숨어 있다누군가 노골적으로오염된 더러운 물을 쏟아 부었다탁한 그 물 속에는생명믜 고리가 켁켁 …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옥수수

아직입 주변에샛노란 이빨로찰 진 내기도 안 끝났는데아직열매 맺어내 새끼가 온 천지에퍼지기도 전인데으아고 놈 참으로찐득하데이감탄이퍼지기도 전인데옥수숫대는벌써부터 늙어서할망구가 다 되…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광복절(光復節)

빛이 다시 찾아온 날온 땅에쏟아 놓았던 낭패가파닥파닥 힘을 얻어 튀어 올라기쁨의 찬가로 울려 퍼졌다78년 동안 귓전을 맴돌던그 찬미의 소리가어느덧 퇴색되어 골골하다그렇다다시 찾아온…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칼부림

섬뜩하다날카로움이 활개를 친다땅 밑에 잠겨있던속 나부랭이가날 좀 봐달라고 하소연중?전신을 감싸고 있던 두려움에얇게 저민 칼날을 들이댄다스윽~큰 두려움은사소한 먼지조차도사지를 후달리…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버스커 맴

축축하기만 한데어찌 저리 깔깔한가?그 모습은 흡사길거리에서모자를 내어놓고깡깡이를 긁어대는버스킹 악사와 다름없다다름이 있다면관중은 모두 땀에 젖었고악사만 뽀송하다뜨겁고 축축한 여름날…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휴가

작년에 눈여겨 두었던그럴듯한 휴가지를빽빽한 일정이 담긴7월의 달력에붙여넣기 해 보는데이리저리 채이기만 하다가어느새 8월이 코 앞이다내 살아가는 뜀박질이잠깐의 멈춤때문에새로움을 덧입…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불가항력

할 수있거든이 무슨 말이냐이런 저런 행위들이모두 다무위로 그쳐 버리고 나면삶이널브러져팔딱이는 기본조차 버겁다반짝이던 보석들이하나씩 둘씩그 빛을잃어어둠 속에서새까만 눈물을 흘린다.

時詩한 그림판-팥빙수

그저 붉기만 한 이유뜨거운 가슴을 식혀 줄테니모두들 오시오붉디 붉은 열정들이시원한 얼음가루에 포위 당했다차가운 휩싸임에달큰함까지머리가 쪼개지는 얼얼함에한 스푼 가득떠돌던 더위가안으…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장마

쏟아짐이 넘쳐난다불볕 더위열린 하늘에서그 동안 참아냈던인내심이 폭발했다쏴아우당탕 번쩍청개구리도 아닌데걱정이 쏟아져 나온다나와 네가이 쏟아짐에휩쓸릴까봐몸과 마음을 움추린다다 쏟아내는…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에어컨

하도 비싸게 굴어서가족으로 쳐 주지도 않았다흥!제까짓게 뭐라고...뜨거움도땀흘림도모시옷도선풍기도 수박도모두 여름의 한 가족이다자꾸 치근덕 대길래마지 못해에어컨도 가족이다비싸게 굴었…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수국

나비들이 모이더니어여쁨으로 변했다보석들이 빛나더니고귀함으로 변신했다방황하던 변덕들이파랗고 빨갛고 하얗게 색을 바꿨다흡사 예고된 소낙비꽃?찌는 듯하다가엄청 쏟아 붓고는다시 멀쩡하다고… 더보기

時詩한 그림판-소낙비

지그시 누른 채눈으로 보며귀로 듣고몸으로 견디고 있었다울화가 치밀어붉은 기운이 새카맣게 타올라참을보가터졌다눈으로 번쩍임을귀로 꽈과광몸으로 찬 물을 쏟아냈다화가 풀렸다다시 청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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