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곤 시인의 저녁 연서 7

김재곤 시인의 저녁 연서 7

소하 0 1346

c10cb41275460276b18e34daac04ecdd_1633074299_55.png

                          김재곤 시인


저무는 길목에서


            김재곤


지친 구름이야

바람이 황홀경에 재껴준다지만

뒤따르는 일용직도

얼어붙은 춥다상회  주인은

지난밤  찬서리에 개꿈을 팔았는지

귀뚜리의 목탁 소리를 듣는다.

아우성인지 볼멘소리의 하소연인지

태화시장을 지날 무렵

귀먹은 봉사는 없고

앞 눈 빠진 보청기가 고장 나

뒤축 꼬부라진 고무신이 질뚝거리며

미안한 골목을 고개 숙여 지나간다.


2021.8.25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