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좋아하는 추천시詩 7
포랜컬쳐
0
1396
2021.10.08 06:23
신훈 시인
어느 시인의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을 읽으며
비 지나간 가을 앞에서 보내는 가을안부
신 훈
비가 지나고 맑아진 하늘위로
구름이 높드랗게 떠간다
여름을 지나고 가을이 오는 바람이 불어온다
오랜만에 차창을 열고
자연의 바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아침이 왔다
세상의 도구들은
자연의 순환을 적응하지 못하고
에어컨, 온풍기를 사용해서
삶의 공간을 쾌적하게 맞추어 주지만
어찌 자연의 선물만할까
이도 저도 도구가 필요없는 아침을
간만에 맞이하며
가을이 오는 모습을 바라본다
지난 비에 씻긴 말쑥한 나무와 풀
습기에 젖어 포근해진 화단
시원한 바람에 숨죽인 매미소리
모든 것이 적당하고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아침을 맞는다
이 모든 자연스러움처럼
가을은 소리없이 다가오고
온갖 물들임으로 절정을 이루고
모든 것을 버리며 사라진다
사랑도 가을같다
어느새 사랑이 찾아오고
붉은 단풍같은 열정으로 타오르다
모든 것이 비워지고 사라진다
아무 것도 남지 않기에
의미없는 시간이 아니듯이
어쩌면 끝난 사랑이 더 큰 의미일 수 있다
부재가 존재를 증명하듯
마음의 외로움은 더 강렬히
사랑에 목마르게 만든다
가을에 목마르지 않기를
가을앓이는 이런 목마름이
가슴을 헤집어
외로움이 목까지 차오르는 아픔
비록 낙엽으로 떨어져 사라지더라도
붉게 물들이는 정열조차 포기하는
외로운 가을이 되지 않기를
*홍말효시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