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규 시인의 수묵화 한점의 풍경은 시詩多.5

조일규 시인의 수묵화 한점의 풍경은 시詩多.5

소하 0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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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편지ㅡ

              초겨울 비 오는 날에


친구에게

밤부터 내리는 차가운 빗소리에

출가 후 첫 친정집에 가는

새색시처럼

낙엽들은 부랴부랴 뒷 모습을 감추고

몇 안 남은 은행알만 대롱대롱

흠뻑 젖은 몸으로

떨고 있구나


계속 되는 빗소리 벗을 삼아

창가에 기대어서

커피 잔을 기울여

멀리 떠나있는  친구 얼굴 그려가며

소식을 물어본다


친구야 그동안 잘 지내고 있는가

코로나에 갇혀

이런 저런 핑게로

소식도 제때 전하지 못하여

미안하기 짝이 없네그려

부디 아프지나 마소

이 또한 한 때

모두 지나고 나면

더 좋은 날도 오지 않겠는가

우리에겐 아직

삼시세끼 밥 잘 먹으며

서로를 잊지 않고 추억을 되새기면서

내일을 설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고

따뜻한 이웃이 있잖은가

이번 비가 개고나면

부쩍 더 추위가 심해 질꺼라네

몸단도리 잘 하시게나

그날 우리 만나보세

그럼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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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중근 사진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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