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상주의 시 스무디 4

아상주의 시 스무디 4

시풀 0 420
낡은 라디오

                                      이상주


메트로놈 처럼 정직한 어깨

비스듬히 누운 햇살위로
계단을 올라가듯 터벅이는 노인

4B연필로 거칠게 그려놓은 크로키
쭉쭉 그어진 선처럼
신실하게 움직이는 팔다리 끝에
걸을 때 마다
부서지는 햇살이 은화처럼 길에 뿌려진다

동화같은 크로키가 찢어지고
화면은 다시 풀컬러

저 수레위에 놓인 재산은
언제나 무덤같다

종이들을 위한 상여에
앞잡이는 콧노래를 부른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