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해 시인의 꽃다리 사랑 5
꽃무릇
박선해
무릇 사랑은 멈출 수 없는
생애 뜨거운 열망
때로 사랑은 지독한 현실
인애 가혹한 형벌
어찌 이리도 시름이련가
김마임 포토 친구
오직 하나
맺을 수 없는 고통을 감내하다
눈물마저 탈수되고
잎진 아픔으로 깊어만 가니
긴긴날 일어 나지 못한 목울대는
혼줄마저 끊겨
붉은 실핏을 꽃으로 후려 뿌렸더냐
막막해도 기대를 심어
최소한 비슷하게 자라도록
이와 별의 합체를 기리며
무모한 바람일 망정
환상으로라도 재회해 내겠다
이제 다시는
안타까움이 없기를
그 슬픈 전설을 위하여
사랑은 물음표를 남기고
사랑은 느낌표를 세운다.
선인장
박선해
매끄런 촉감으로 오래도록 살고 싶었지
아무리 태양 아래 인들 태생이 무르던 걸
무르도록 견뎌 낸 사랑이 아리웠어라
번화가의 소용돌이 속에 서성였어
슬픈 맘자락을 잡아 들며
사랑한다는 이유들로 가시를 키우고
장식한 건 잘못 이었을지 몰라
아플땐 버리고 달콤한 날들만을
사랑한 듯이 문진없는 사랑에
휘이잉 바람이 남김없는 흔적을 쓸어 간다
얼마나 더 타오르면 붉게 붉게 피울까
진정 사랑의 몫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은 열정의 순간,
가슴 수놓는 잊지 말아야 할
열망의 아름다움,
행복의 나침반이 되어 가는
영롱한 풍요로움,
8월의 뜨거움도 그렇게 묻어 가는가
오늘,
애타는 아픔으로 성숙한 눈물하나
뚜루룩 뚝 가슴을 찌르며
거기 서 있다.
꽃무릇
박선해
불사신처럼 확 후려친 진홍빛 엇난 운명은
꽃마른 대만 섧이 서서
가녀린 잎줄기 오르도록 매여
인고를 헤메는 구나
해서는 안될 짝사랑이 어디 말인가
있어서는 안될 사랑을 이뤄 주면 어떤가
사랑의 이유를 바꿀 반복은 무엇 일런지
수만번의 생애에 시간의 주머니를 뒤집어 낸다
결사코 고귀함을 위하여
차라리 바람결에 지나 버렸으면
그때는 깊이 아프고
후일은 아픔을 보여주지 않을 것을
숨죽인 고통으로
아직도 하늘 땅 아래 통탄의 핏줄로 우는 구나
몇 발자욱만 나서면 뒷걸음이 행여 보일까
눈맞춤 한번에 지워지지 않을
한소절 편지처럼 사랑이 거룩했을지
깊은 애환의 불꽃을 사르며
공연히 허물어 지는 것 같아
이루지 않았던 그 사랑의 분열에도
짙은 눈시울이 모여 들었다
때때로 붉은 꽂사래 친 모습이
진혼을 부르는 온 우주가 되어
다시 그 길에 머물고 있다
참으로 슬픔이야
이제는 부디
청빛 하늘로 산산히 맺혀서는
맑게 맑게 아물어 가기를
지는 꽂 두고 솟는 줄기 늦다 말고
더는 아프지 않을 사랑으로 일어 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