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생신
윤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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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4 01:36
사진 제공 시인 박명조
아버님 생신
수연 박명조
참으로 대단한
아버님이시다
자식한테는그 누구 못지 않은
본보기로 흐트름 없이 사셨으니
이른 새벽 어둠도 뚫으시던
남들 자는 시간 줄여 일하셨으니
자식 손자일이라면
힘든 고통 무슨일도
마다 하셨으니
컴컴한 밤에야 돌아와
허기진 몸 힘겹게 장화를 벗어시던
모습이 선연한데
자신 만큼은
무엇이 필요한지 살피시어
손수 모두 해결해
아낌 없던 아버님
손자일이라면 해마다 교복맞춤까지
시집와 불편한 마음까지 헤아리던
자식 손자 며느리 좋은일 나쁜일
모두 아버님 일이라 여기던
우리 아버님은 산부처
부모 살아 계실적
봄날이라 하였던가
생신상 차림 한다는거
힘들고도 뿌듯하고
간소해야지 해도
가족끼리 모이면 또 하게되고
올해 2년만 계식면 백순
형제 모여 누군가
물으면 용케도 자식 사위 며느리만큼
어찌 그리도 잘 알아 보는지
육신은 희미한 등불
지치어도 정신만은 온전 하시니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보내드리고
싶은 마음만 그득
오직 자식을 위했듯
백순이 되는
따스한 봄날엔
백팔가지 음식상을 차림
나의 버킷리스트
이루어 질런지는
여유가 될런지는
새벽부터 뭘 했는지
감쪽같이 하루가 저물어 가고
그래도 뿌듯함에 위안 삼고
가족들 보내고 흐드렛일 정리하고
누우니 손가락 긁히고 베이고
갈라지고 따갑고
천상 어머님 모습이
떠오르메 메이고
가뭄해갈 봄비라던가
형님 앞세워 쑥 캐러가요 따라 나서던
아버님 가자미 쑥국
한번 끓이려 비옷입고
봄비치고는 꽃샘
비바람 추위 냉혹하기만
쑥 냉이 다져 한솥 끓임 하고는
혹한 단비 봄비에
새싹들 모두 웃으며 비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