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랑 보고서 3, 정형근 시인편

꽃사랑 보고서 3, 정형근 시인편

소하 0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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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시인




국수 


   정형근


비 오는 날

어머니가 보고프면 시골집을 찾는다

봉래산 뒤편

빗소리 맑은 국숫집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가시기가

생각날 때 찾는 곳

이때는 빗줄기마저 국수 같다


멸치 국물에 끓인 국수에 손 만두 3개를 덤으로 넣어주시던 할머니

머리에도 듬성듬성 국수발이 늘어져 있다


청령포 강물을 닮아서일까

통통 불은 듯해도 끊기지 않고 쫄깃쫄깃 한 맛

부드러워도 강직했던 아버지 같다

어릴 적 마음으로 후루륵후루륵 뽀얀 국수를 먹는데

후드득 맑은 눈물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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