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세례

봄 세례

이가을 0 433

봄 세례 / 이둘임

적기에 가자고 했다
길어야 열흘이라고 남녘으로 갔다

매화마을* 거쳐 산동마을**로

봄 구경꾼들이 앞다투어 밀려온다
도로는 자동차로 채웠다

요란스럽게 환영하는 꽃
만발한 꽃으로 눈 둘곳이 없다

하얀빛 노란빛으로 수놓은 수만 개의 꽃
내 가슴 밑바닥까지 가득 피어났다


꽃 무리 속에서

꽃을 남김없이 다 보고 싶었다

만개한 꽃 사이로 연신 절하듯
고개를 숙였다 올렸다 하는데

땅에서는 중역을 거스르고
어린 초록이 솟고 있다

그사이에 갇힌 나는 꼼짝없이
봄 세례를 온몸으로 받았다.


* 광양시
** 구례군

 


(사진 이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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