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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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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영정사진

          하정희

선생님

최고로 이쁘게 찍어주시오

아픈 상처도 없고 힘든 일은 당최 없었다오

떠나는 날

나의 인연들이 모여 축제를 하는

그 가운데 놓일 사진이요

선생님

가슴 아팠던 내 삶은 찍지 마시오

주름일랑 늙었으니 어쩌랴 만은

심술궂지 않은 늙은이로

한평생 여유롭게 살다 간 행복한 모습이고 싶소

선생님

되돌아보니 보잘것없는 삶이었지만

이 세상 왔다 간 흔적은 남기려 하오

날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미소로 남기고 싶소

자! 활짝 웃겠습니다

*홍말효 시인 추천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