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5

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5

소하 0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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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갑선 시인



가을이 차다

 

         안갑선 

 

가을은 쓸쓸하다 

들판이 텅 비었을 때 가을이 왔음을 알고 

남김없이 비워야 가을이다 

가을이기 때문에 모든 사물도 울긋불긋 가을이다 

가을 동안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다 

당신을 바라보는 동안도 

내 얼굴은 온통 가을이다 

가을은 사계에서 유일하게 허물 벗는 계절 

낙엽 밟는 소리 

밤 알 떨어지는 소리 

풀 벌레 소리 

가을에는 만달이 떠도 스산하다 

가을에는 낙엽이 뒹구는 바람의 배경 앞에서 

마음 바닥까지 긁어내어 추억을 회상하는 계절 

사색을 폭식해도 허기지는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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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갑선 사진 作 

사진 설명 -스콜레사이트와 아포필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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