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기 시인의 비와 비 사이에 무심으로 쓴 시詩

김두기 시인의 비와 비 사이에 무심으로 쓴 시詩

소하 0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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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선해 사진 작


비오는 날 사랑



           김두기


비가 이렇게 빗소리로 유리창 두드릴 때

집 앞 커피전문점에서 그 사람 만나서

마음께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소소한 일상들을 말하면서

우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사람이 떠난 지 어언 수년이 되었지만

그 사람은 비가 오면 유달리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놓아주지 못한 그 사람

아무리 보내주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쉽게 보내지 못하고 비 오는 날이면 그 사람과

함께 다녔던 이곳을 찾습니다

혹시 그 사람 흔적이라도 남아 있을까 봐

홀 안을 빙 둘러봅니다

커피의 향기도 그대로인데

내 앞에는 나의 기억만 자리에 앉아 날 바라보고 있네요

혹시 문이 열리면 그 사람 들어올까 봐

문 쪽으로 고개가 돌아갑니다

이제 빗소리도 줄어들었고

저 문을 나서야 하는 시간입니다

다음에 또 와서 그 사람을 찾아야 할까요

아니면 이제는 마음속 깊숙이 묻어 두어야 할까요

비 오는 날 유달리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빗물처럼 흘러내려

흥근 해진 내 사랑이 울고 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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