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추천하는 좋은 시詩 5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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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3 23:20
재중(在中)
낭만아자씨
이제 나도 늙었는가
다섯 시면 눈이 떠지고
네 시면 어김없이 쇠죽 안치던
아부지의 나이
영원히 올 것 같지 않던
그 나이를 벌써 지났네
어느새
내 나이가 이렇게 됐는지
물어볼 데도 없는데
나이를 수북 먹어도 나는 나
틀림없는 나인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도
그 풍선 속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니
골백번을 고쳐 죽어도
문패는 똑같겠지
處士某ㅇㅇ之柩라고
*홍말효 시인 추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