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시인의 가을에 쓰는 시

김성만 시인의 가을에 쓰는 시

소하 0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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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마임 포토친구



억새가 가을을 태울 때


                   김성만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처럼

바람에 억새가 부딪히는 것처럼 그렇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문득 뒤 돌아보면

아득하기도 멀지도 않은 제살을 태우는 일들


바람 부는 날에 부딪히는

억새 우는 소리를 따라가는

노을의 붉은 그림자 뒤를 따라가는 누구의 모습조차도

지워지지 않는데


어느 날 가을 초입에 흔들리는

산 모퉁이 누구 닮은 억새가 노을 물결에 밀려

바람을 태우는 일들


어디서 살았던 일인지

어디서 살아왔던 일인지 눈시울 자국 붉은 산 그림자 숨은

모습을 따라가는 바람의 뒷 이야기 하나를

주워 들고 따라가다 보면


누구와 만날까

이 가을 억새 누렇게 타드는 붉은 노을의 눈동자 속에

숨어 있던 한 사람 모습조차도

누구의 일이 었던다 생각하는데

바람은 억새를 휘어 감고 더 높이 떨어지면

나는 또 이 가을 어디서 누구를 만나

먼 산 어디서 갈 길을 물을까요

억새 물결치는 소리가 바람에

저렇게 소리치는데


갈 길을 또 묻는다는 것은

누구의 운명

누구의 장난이기에

살아가는 일들

저렇게 스스로를 태우는 것을


이 가을 또다시 수긍해지는

산 모퉁이에 스스로 묻고 싶은 많은 질문들이

저렇게 타며 누렇게 멍으로 되돌아오는데

어디서 나 같은 사람 한 사람 만나

같이 억새 타는 소리로 타들 수 있을까요


억새가 바람에 부딪히며

바람에 억새가 부딪히며 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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