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택 소설가의 무궁화, 삼복더위 피고지는... 2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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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5 18:31
김익택 소설가. 사진작가
무궁화 그대는
김익택
억울한 귀양살이
푸르게 더 푸르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내 마음이 푸르고 하늘이 푸르기 때문이다
진실이 풀릴 때까지
모질게 더 모질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살아야 훤히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된 사람들이
침을 뱉고 뱉어도
참고 살아온 이유는
새로운 가지에서 꽃이 피기 때문이다
그날을 위해서
단 한 순간도
비굴하지 않는 이유는
세월이 죽지 않는 한 꽃은 피기 때문이다
꽃 몽우리가 잘리고
허리가 몽땅 잘려도
더 깊은 곳에 박은 뿌리
돌과 바위 끌어안고 봄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날이 올 때까지
사는 것도 푸르고
기다림도 푸르게 살아
민족의 자긍심 표상으로 활짝 피어 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