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12

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12

소하 0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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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중근 사진 작



 홍매화


     유중근

                                 

살얼음 채 밀어내지 못한

수어천변

입술 다물던 꽃망울이

붉게 흩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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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먼저 알리고 싶었던지

새싹 띄우기도 전에

앙상한 가지 기어올라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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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거칠어진 시간들

앙상하게 갈라진 일기장은

의연한 꽃잎에 젖어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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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굽은

아버지 세월만큼

울퉁불퉁한 나무는

꽃망울 터트려 서러운 어제를 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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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월 12일 수어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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