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수필가의 이야기

박경용 수필가의 <짜장면과 천사> 이야기

소하 0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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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문인협회 시화전에서 -문화의 전당 / 박선해 작

 

자장면과 천사  

                                                                                                               

 자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지만 어른도 선호하는 이가  많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야말로 국민음식이라 할 만하다..

 식사를 대접할 때는 피하지만 혼자서 먹어야할 때는 자장면이나 간짜장을  택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자장면의 그 독특한 맛이란...

자장면을 대했을 때 까만 자장위에 놓여 진 오이채는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

짙은 초코랫트 색깔의 자장 위에 오이의 파란 껍질과 하이얀 속살을 드러낸 오이채.......

무생물과 생물의 절묘한 조화가 아니고  무엇이랴

깜깜함이 주는 단절감에서 녹색과 흰 속살의 색깔로 부터 무한한 희망의 메시지를 읽는다.

초록색에다  상큼한 향기가 보태어져

강열한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다.

프랑스 화가 미르셀 뒤상(Marcel Duchamp) 이 대량생산된 공산품에다 이름붙여 출품하여

일약 화제를 일으켰던  <샘>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의미가 부여된 살아있는 설치미술(Installation art)이라 하겠다.

먹기 위해 그 작품을 해체시킴은 어쩔 순 없지만 우리는 얼마나

멋진 예술품을 내 뱃속에다 함몰시키며 고급하게 사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 면발의 매끄럽고 유연함을 어디에다 비하랴

자장면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날개에 힘이 빠져 잠시 쉬며 기운을 차릴 때

지상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음식이다.

어린이는 천사에 가깝기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은 천사의 음식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상에 자장면이 있어  조금은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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