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그리움

봄의 그리움

이가을 0 526


봄의 그리움 / 기영석


찬 바람이 얼굴을 비벼대고
느닷없이 그려지는 그리움 하나
말없이 돌아서는 나의 뒷모습

초라한 마음이 등짝을 누르고
떠나가는 그리움마저도
걸어오는 봄은 나에게 안겨버렸다

모래알처럼 수많은 사연을
청솔가지에 걸어두고
기억은 하나씩 삭정이로 꺾어질 때

서리 내린 양지쪽 비탈길에
야위어가는 그리움은
파릇한 새싹으로
내 가슴속에 살짝이 드러눕는다 



2023 대한문협 신춘문학상 수상작

기영석/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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