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세례
이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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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21:47
봄 세례 / 이둘임
적기에 가자고 했다
길어야 열흘이라고 남녘으로 갔다
매화마을* 거쳐 산동마을**로
봄 구경꾼들이 앞다투어 밀려온다
도로는 자동차로 채웠다
요란스럽게 환영하는 꽃
만발한 꽃으로 눈 둘곳이 없다
하얀빛 노란빛으로 수놓은 수만 개의 꽃
내 가슴 밑바닥까지 가득 피어났다
꽃 무리 속에서
꽃을 남김없이 다 보고 싶었다
만개한 꽃 사이로 연신 절하듯
고개를 숙였다 올렸다 하는데
땅에서는 중역을 거스르고
어린 초록이 솟고 있다
그사이에 갇힌 나는 꼼짝없이
봄 세례를 온몸으로 받았다.
* 광양시
** 구례군
(사진 이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