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교 다리에서

주진교 다리에서

이가을 0 544

주진교 다리에서 / 김옥순

어느덧 나의 한 부분 흔적이 된
고향길 주진교* 다리에서
강물 속에 나를 들여다본다

해맑게 수줍은 청춘
물이 밀어내는 배를 타고
흔들리는 눈동자 안에
햇살이 첨벙 뛰어들어 헤엄친다

살아온 시간의 한 구절이
하얀 안개처럼 피어나고
동그란 얼굴이 덩달아 떠오른다

양 볼 광대에 볼그스레
복사꽃같이 물들어 시와 노래에 흠뻑 젖어
어느새 봄꽃 피우는 소녀

그리움은 바람결에 다녀간다고

허상을 본 것 이다 달래듯 체념하고
돌아서는데 쏟아지는 햇살이 위로하듯 나를 감싼다
잠시 위안이 된 듯 빙그레 입꼬리 올라간다. 



* 안동시 


따뜻한친구 


김옥순 시인

2023 대한문협 신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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