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동행 * 이 달의 Aretm * 부싯돌 문학상 * 봉분 없는 그리움 * 이영모 작가

문화예술 동행 * 이 달의 Aretm * 부싯돌 문학상 * 봉분 없는 그리움 * 이영모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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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부문 자유시
#본상


봉분 없는 그리움

             이영모

정화수에 담기던 자식을 위한 기도가
늘 간절하기만 하였던 
당신은 응어리진 인생 당연시하다가
소소리바람 부는 어느 날
꼭 붙잡았던 제 손 놓고 홀로 떠나셨지요
불러도 대답 없는 당신의 목소리
귀 기울여도 들리지 않는 당신의 숨결
그리움의 회한으로 뼈에 사무칩니다

남새밭에 피어나는 살구꽃은
당신의 미소처럼 곱고 향기롭지만
꽁보리밥에 된장국 냄새 구수한 
사랑으로 차려주시던 가난한 밥상 그리워
멍하니 서쪽 하늘을 바라보노라니
길게 누운 노을 속으로 날아가는 외기러기 
내 마음 같아 애처롭습니다

이따금 눈물샘 터지듯 내리는 봄비는
보고픈 당신께서 
그리움으로 자박자박 오시는 발걸음입니다
당신의 무릎 베고 듣던 자장가에
스르르 잠들던 아이의 새근거리는 숨소리입니다
이제 곧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면
어딜 가더라도 느낄 수 있는 당신의 향기에
꽃 무덤 앞에서 읊조리듯 
마냥 불러보는 어머니, 나의 어머니
온화했던 당신의 미소가
마음 가득 피었다가, 아득한 기억 속에서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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