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흉가

윤디바 0 437
시인  윤정화

흉가

              초현  안동실

집도 절도 없었던
가난한 시절에
흉가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주인 아저씨는 문상가서 사망하고
주인 아주머니는 이사를 가니
빈집이 되었다

흉가에서 살게 된 이후
밤마다 시달리는 악몽
더 이상 버틸 힘 이 없었다

북장고 꽹과리 신명나게 두드리며
독경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어느날 염라대왕은 나의 살곳을 마련해 주었다

그터는 30년간 살고 있는 집터였다
생과사의 갈림길에서
지금 나는 편안하고 안락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