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포랜컬쳐 0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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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근 시인



창식이 형(99)


         월성 임 상근


봄 들판에서 이마에 흐르는 땀 훔칠 때

논둑길 저편에서 새참 보따리이고 건너온다

시원한 백김치 국물 까만 감자떡 한 그릇

어릴 때 썩은 떡 안 먹는다고 

도망가던 생각이 그림처럼 일렁인다


여름에 감자 수확하고 작은 감자 모아

큰 고무대야 알이 작은 감자 가득 담아

비닐 씌워 삭히는 감자가루

지독한 냄새 진동하던 우물가

여러 번 물 갈아 감자 전분 가라앉으면

커다란 하얀 광목 보자기 펴고 말렸다


뽀얀 감자가루 손으로 만지면

뽀드득뽀드득 소리 재미있어 

형하고 둘이서 장난치다 감자가루 하얗게 흘리면 

엄마 눈이 커지고 하얗게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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