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포랜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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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3 03:36
유중근 사진作
엄마
유중근
엄마~
어머니~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저밉니다
당신 나이 마흔 아홉 내 나이 열네 살
휘영청 달 밝은 밤 먼 길 떠나신 후
사십 오 년이란 세월 엄마 나이만큼이나
엄마라는 단어는 잊고 살았습니다
불두화 벙글고 낮달맞이꽃 화사한 날
가슴 설레고 벅찬 일이 생겼습니다
이제 어머니라 할래요
자주 찾아뵐게요
일방적인 프러포즈에
낮달맞이 꽃보다 더 화사하게
흔쾌히 그러자시던 당신
모진 세월에 7남매 낳아
애지중지 번듯이 키워 내시고
만추의 아름다움을 즐기셔야 할
당신이 중환자실에 계시다니요
멀리 있는 아들도 좋지만
가까이에 아들이 생겨 좋다시던 어머니
간절히 바라옵건데
오디 익고 보리 필 무렵까지
벌떡 일어나 하동포구로 오세요
오디 갈아 섬진강 바라보며 한 잔 나눠요
가을날 꽃무릇도 보시고
이듬해 섬진강 벚꽃도 보셔야지요
섬진강 바라보며 아버님의 십팔 번곡
<청춘고백> <비 내리는 고모령>도
함께 불러요
덩실덩실 어깨 춤추며 자식들 효도받으며
딱 십 오 년만
저에게도 어머니라 부르게 해 주세요
어머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