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詩

임석순 시인의 살아가는 것은 축복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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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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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태안 임석순


그 일을 쭉 해왔다

40년은 해왔으나 남은 건 무엇인지

마시는 공기처럼 마셔도 마셔도 남은 게 없으니

내 삶은 빈손으로 남는 건 없으니


돈벌이를 해야 하는 줄

인생을 팔아 오그라지게 거머쥐는 돈으로

알뜰살뜰 살아준 나에게 고맙고

알뜰살뜰 살아준 아내가 더 고맙다


지나온, 지난날 웃음 반, 울음 반,

한 우물을 죽어라 하고 길어 올렸으니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핑계를 대고 싶은 마음은 어찌할꼬.


이제 좀 했다 싶은데 마무리해야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는 때가 오고 있으니

비가 내리니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을 할 수 없어

발가벗은 나목(裸木)은 천연덕스럽게 서 있으니

눈이 내려 거칠게 없이 살포시 미끄러져 녹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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