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빈 아동문학가의 시적 시詩跡 詩

이사빈 아동문학가의 시적 시詩跡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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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빈 시인


눈이 내리는 겨울엔 설악산으로 가자


                                      이사빈


눈이 내리는 겨울엔 설악산으로 가자

대청봉 한 귀퉁이 야불딱 어디쯤에서

하얗게 쏟아지는 눈발 맞으며

세상 근심 모두 다 떨어뜨려 버리고

곱사등마냥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는

질기디,

질긴 고독도 떼어 내 버리자

더러는 두고 온 것들 생각에

아쉬움과 미련이 점철되어 오겠지만

떠나왔다는 것만으로 족하고

아름다운 행복임을 감사하며

대청봉 차가운 눈보라에 파묻혀

주머니 하나 없는 눈사람이 되어

그곳에서 며칠쯤 세상 등지고 살아  보자

시간은 분주히  흘러갈 테고

소복히 쌓인 눈길 터벅터벅 걸어서

설악산 대청봉 뒤로 하고

홀로 하산할 때는

모든 것 비우고 아무것도 갖지 말자

그러나 며칠쯤 세상 등지고 살았다 해서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며 바뀌는 것도 없을 것이다


ㅡ땅끝동네 야불딱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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