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규 시인의 수묵화 한점의 풍경은 시다.詩多 3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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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08:44
조일규 시인
커피
조일규
이 커피는 흔히 마시는
그런 커피가 아닙니다
돈 주고도 마실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명품 커핍니다
이 커피 한잔 속에는
내 마음 모두 볶아
곱게 갈아서
정성껏 끓여 담았습니다
그대가 마신 후에는
내 모두는 다
그대 안에 녹아서
그대만을 위하여 살겁니다
그대가 울면
나도 아파 울고요
그대가 웃으시면
나도 웃습니다
내 인생의 가을
백토
갈바람에 그리움 솔솔
밤하늘엔 별이 총총
그대 눈빛이 별처럼 반짝거린다
달빛 늘어선 창가
귀뚜리 우는 밤
그대 음성이 귓가에 속삭인다
무엇을 더 지체하는가
망서리지 말라
사랑이 별거더냐
별과 달과 귀뚜리 우는 밤
이내 가슴에 품어드는 따스한 숨결
정녕 그대는 나의 가을이시다
그 어떤 풍성한 오곡백과보다
그리움으로 잘 익은 사랑을 안겨 준
내 인생의 가을
이날 아침도
초롱초롱한 님의 눈빛이
나의 마음을 흔드는구나
어쩜 나도 이 가을엔
그대 가슴에
뜨거운 가을이고 싶다
멋진 인생의 불꽃이 되고 싶다
용기 없는 나
백토조일규
친구도 그럴까
그래, 나처럼
의지와는 상관 없이
불쑥불쑥 눈에 보인다
오늘은 용기를 내서
전화라도 해볼까
아니 또 다시
망서려진다
나만 그런 건지
정녕 그대는
용기 없는 이내 속맘을
아는지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