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 시인의 가난한 날의 행복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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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08:01
박시연 시인
가난했던 날의 행복
박시연
문지방 사이 오래된 마룻바닥은
눅눅하게 배인 습함이 우는소리가 되어
내 걸음을 쩍쩍 소리 나게 따라다녔다
차곡차곡 축축하게 쌓인 비 내린 까닭이었다
처마 끝 수천 번 떨어진 빗방울 끝은
흙 땅속에 파고들어 안겨 오는데
적당하게 데워진 그 방바닥에 배를 깔면
사르르 꿀잠 되어
과자 부스러기 혼자 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