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소설가의 물방울관음 시편 1 브로치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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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23:16
브로치
이산
큰명밤나비 브로치를 달고 다니던
당신의 가슴에서 꽃이 흔들리고
연기처럼 고요한 기억들이
하얗게 물결 져 가는 빛의 정원에서
두 개의 몸에서 피어나는 하나의 얼굴,
누가 먼저 손을 놓지 않았는데도
출렁이는 파도가 밀려와서 지워지기 시작한
우리의 꽃밭에서는
그 많은 시간들 첩첩이
물에 젖어 아픈 날개로 훨훨 날아가는
날아가서 망각의 숲으로 우거지는 세월을
멀리서 되돌아보편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지워지지 않았으며
떠나가지 못한
나비 떼 하늘 가득히 날아오르는
넓은 숲을 나는 가슴에 매달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