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오늘, 김두기 시인의 현장시現場詩 6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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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07:58
김두기 사진 作
새벽을 읽는 시
김두기
새벽은 밤 별들이 펼쳐놓은 짧은 詩 한편이다
미화원 시인이 별을 읽다가
별이 쓴 시로 마음의 時를 달랜다
화려한 문체는 없지만 잔잔하게 한 글자씩 쓸어 담다가
왈칵 이슬 눈물 쏟아내고 새벽을 낭송한다
부서지고 껍질만 남은 것 찢어진 것들의 말이
詩가 되어 날 기다려 주고 있었다
버려짐의 시간을 거슬러 가면
모두들 빛나던 한때의 시간이 나오고
당당하게 자신을 읽어내던 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조금 어눌하고 한숨을 적은 도로에서
그나마 남은 詩의 감정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괜찮은 詩라고 위로하여도
버려짐의 그들은 울먹임으로 詩를 읽어가고 있었다
무거운 새벽 詩가 내 가슴속 詩가 되어 들어온다
하얗게 또는 검게 별빛 하나씩 가지고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