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 시인의 시詩는 인생의 기적소리다. 1

이종근 시인의 시詩는 인생의 기적소리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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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근 시인


나이테를 얘기하다

         -비석문화마을


이종근


비석문화마을 언덕에 비가 내리면

나는 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새봄이면

그 어린나무 인정 어린

항구의 바닷바람으로 자라서

우편함 찾는 편지처럼

반가운 문패 될 거라고

새들도 바람처럼 솔솔 부르고

바람도 새들처럼 꿈틀거리는

그곳, 비석문화마을에 비가 내리면

맑은 시 한 편이 추적거린다.

사시사철 푸른 가문이 담긴

모두 다 낡은 족보였다고

그 족보의 멍에 홀연히 짊어진

늙은 나무 한 그루 서 있다고

알록달록한 나이테를 얘기하다.

비석문화마을에 비가 내리면

애틋한 애수 스미는 기억을 담아

그 바다, 농무에 낀 비석을 얘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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