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 소설가의 물방울관음 시편 1 브로치

이 산 소설가의 물방울관음 시편 1 브로치

소하 0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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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치


이산


큰명밤나비 브로치를 달고 다니던

당신의 가슴에서 꽃이 흔들리고

연기처럼 고요한 기억들이


하얗게 물결 져 가는 빛의 정원에서

두 개의 몸에서 피어나는 하나의 얼굴,


누가 먼저 손을 놓지 않았는데도

출렁이는 파도가 밀려와서 지워지기 시작한

우리의 꽃밭에서는


그 많은 시간들 첩첩이

물에 젖어 아픈 날개로 훨훨 날아가는

날아가서 망각의 숲으로 우거지는 세월을


멀리서 되돌아보편

아무것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지워지지 않았으며

떠나가지 못한


나비 떼 하늘 가득히 날아오르는

넓은 숲을 나는 가슴에 매달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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