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詩 6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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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4 12:53
안갑선 사진 作 백수정 구
별세다
안갑선
어둠을 두르고 술잔에 빠진 별을 마신 날
가시나무 같은 독백에 취해 본다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는 네온사인에 매달려 풍경이 되어 흔들리고
별 하나는 회상하는 그대 눈동자에서 낙타를 타고
별 하나는 내 마음에 보석으로 빛나고 있고
별 하나의 추억은
깨알 같은 편지를 쓰나니
저 별들은 잠 못 이루는 밤 애인 같은 별들
별세다
별세다
나를 잊은 고요여
오늘도 어둠은 익숙한 듯 자연스럽다
가시 같은 독백은 혼돈의 배경에서 출렁이며
이름 모르는 별에게 사랑해라고 불러볼 별 이여
수없이 별세다
희미하게 잊혀가는 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