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5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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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3 09:09
안갑선 시인
가을이 차다
안갑선
가을은 쓸쓸하다
들판이 텅 비었을 때 가을이 왔음을 알고
남김없이 비워야 가을이다
가을이기 때문에 모든 사물도 울긋불긋 가을이다
가을 동안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다
당신을 바라보는 동안도
내 얼굴은 온통 가을이다
가을은 사계에서 유일하게 허물 벗는 계절
낙엽 밟는 소리
밤 알 떨어지는 소리
풀 벌레 소리
가을에는 만달이 떠도 스산하다
가을에는 낙엽이 뒹구는 바람의 배경 앞에서
마음 바닥까지 긁어내어 추억을 회상하는 계절
사색을 폭식해도 허기지는 가을이다
안갑선 사진 作
사진 설명 -스콜레사이트와 아포필 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