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오늘, 김두기 시인의 현장시現場詩 5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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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9 08:20
빗자루의 새벽
김두기
낯선 어둠과 부풀어 오른 새벽 아래 드러난
가슴뼈 꼭 잡고 있는 도로 한쪽
서있어야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화원의 삶을 꼭 잡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어가는 안개 빛 울림의 빗자루 하나가
조각나고 부서지고 버려짐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자세히 들으려고 촉수를 바짝 세운다
시작과 끝의 헐떡임을 촉수 깊이 담아 가고 있는
찐득한 새벽길 위의 빗자루
빗자루의 끝 감각에서
쓸어낸 길은 빤짝이는 별빛의 가슴이 스며든다
미열처럼 다가와 맑음으로 눈뜨는 새벽
생의 동반으로 걸어가려는 새벽 온기하나
새하얀 겨울 도로에 주저앉아
눈같이 흔적 녹여 가는 기쁨하나
모두 와르르 몰려가게 하는 인생 길 보듬어 가는 빗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