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근 시낭송가의 지리산智異山, 지리산아祉利产峨 1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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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08:15
김태근 지리산 힐링 시낭송가
#특집 연재시詩
지리산 연가(戀歌)
김태근
앙상하게 서 있는 고사목 사이사이로
끝없이 펼쳐진 철쭉의 향연
천왕봉 그 아래 바래봉 허리를 휘감는다
타오를 듯 타오를 듯 몸부림치는 저 분홍 물결
소리 없이 사라저간 역사의 영혼인가
수백 년을 이어 온 인고의 세월인가
어디까지 누구에게 닿으려고 저토록 사무치게 일렁이는가
낮게 더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소리 따라 푸른 강가에 닿으려나
복숭아 빛 석양으로 물든 하늘가에
길 잃고 서성이는 그들의 아픈 영혼을 달래주려나
피고 지는 세월로 쪼그라진 내 어머니 젖가슴에 닿으려나
온 육신 과렇게 멍들었다가
순간순간
폭포처럼 뿜어내는 정열의 꽃이여
불타는 영혼이여
오늘도
지리산의 봄은
연분홍 진분홍 철쭉으로 물결치는구나
사무친 그 한마디 못하고
가슴으로 가슴으로 물결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