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랜컬쳐 추천 낭송시 5-남명 선생의 민암부, 원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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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선생의 한시 편지 글


민암부 / 남명 조식


유월 여름 장마철에

염예퇴 (Y)가 말처럼 우뚝하여

올라갈 수도 없고

내려갈 수도 없다.

아아

험함이 이보다 더한 데는 없으리니

배가 이로 인해 가기도 하고

또한 이 때문에 엎어지기도 한다.

백성이 물과 같다는 말은

예로부터 있어 왔으니

백성은 임금을 받들기도 하지만

백성은 나라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하늘의 보고 들으심이 바로 이 백성에게 있다네.

하늘은 백성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들어주니

마치 부모가 자식에 대해서와 같다.

하늘이 만고(萬古)에 걸쳐 험함을 보였건만

얼마나 많은 제왕들이 이를 예사로 보았던고?

걸(菜)·주(對)가 탕(湯)·무(武)에게 망한 것이 아니라

바로 백성에게 신임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漢)의 유방(劉邦)은 보잘 것 없는 백성이었고

진(秦)의 호해(胡亥)는 대단한 임금이었는데

필부(匹夫)로서 천자(天子)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이처럼 큰 권한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다만 우리 백성의 손에 달려 있으니

겁내지 않아도 될 만한 것, 몹시 겁낼 만하도다.

아아, 촉산(山)의 험함이

어찌 임금을 넘어뜨리고 나라를 엎을 수 있으리오?

그 암험함의 근원을 찾아보면

진실로 임금 한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불량함에 말미암아

여기서 위험이 가장 크게 된다네.

궁실(宮室)이 넓고 큼은

암험함의 시작이요

여알(女) 이 성행함은

암험의 계단이요

세금을 기준 없이 거두어들임은

암험함을 쌓음이요

도에 넘치는 사치는

암험함을 일으켜 세움이요

부극(克) 이 자리를 차지함은

암험으로 치닫는 길이요

형벌(刑罰)을 자행(太行)함은

암험을 돌이킬 수 없게 함이다.

비록 그 암험함이 백성에게 있다지만

어찌 임금의 덕에서 말미암지 않겠는가?

물은 하해(河海)보다 더 큰 것이 없지만

큰 바람이 아니면 고요하고

암험함이 민심보다 더 위태로운 것이 없지만

포악한 임금이 아니면 다 같은 동포인 것을!

동포를 원수로 생각하니

누가 그렇게 하도록 하였는가?

그 암험함은 마찬가지로되

안위(安危)는 다르도다.

나로 말미암아 편안하기도 하고

나로 말미암아 위태롭기도 하니

백성을 암험하다 말하지 말라!

백성은 암험하지 않느니라.





원천부 原泉賦

 

           남명 조식

 

큰 물결이 하늘에 닿을 듯이 도도히 흘러가누나

결코 물길을 바꾸거나 흐리게 할 수 없나니.

태양이 땅을 태울 듯이 강력하게 내리쬐더라도,

누가 한 바가지의 물인들 줄일 수 있으랴!

 

또한 군자가 선의 단서를 미루어 극진히 하는 데는,

근본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학문이란 쌓지 않으면 두터워지지 않으니,

비유컨대 오줌을 받아놓고 바다를 묻는 것과 같다.

 

진실로 신령한 뿌리가 마르지 않으면,

천하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

덮어놓지 않은 샘의 차가운 물을 보라,

아무리 퍼내어도 아무리 퍼내어도 여전하지 않은가!

 

경계하노니,

마음으로 세상만사에 대응하면,

온갖 물욕의 감정이 마음을 흔들고 돋운다.

학문으로 근본을 삼으면,

물욕의 감정이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물욕의 감정에 빠져버리면 근본이 없어지니라

물욕의 감정에 흔들리면 쓰임이 없어지리라.

으로 그 근원을 함양涵養하고,

하늘의 법칙에 근본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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