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 수필가의 <짜장면과 천사> 이야기
김해문인협회 시화전에서 -문화의 전당 / 박선해 작
자장면과 천사
자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지만 어른도 선호하는 이가 많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그야말로 국민음식이라 할 만하다..
식사를 대접할 때는 피하지만 혼자서 먹어야할 때는 자장면이나 간짜장을 택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자장면의 그 독특한 맛이란...
자장면을 대했을 때 까만 자장위에 놓여 진 오이채는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
짙은 초코랫트 색깔의 자장 위에 오이의 파란 껍질과 하이얀 속살을 드러낸 오이채.......
무생물과 생물의 절묘한 조화가 아니고 무엇이랴
깜깜함이 주는 단절감에서 녹색과 흰 속살의 색깔로 부터 무한한 희망의 메시지를 읽는다.
초록색에다 상큼한 향기가 보태어져
강열한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다.
프랑스 화가 미르셀 뒤상(Marcel Duchamp) 이 대량생산된 공산품에다 이름붙여 출품하여
일약 화제를 일으켰던 <샘>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의미가 부여된 살아있는 설치미술(Installation art)이라 하겠다.
먹기 위해 그 작품을 해체시킴은 어쩔 순 없지만 우리는 얼마나
멋진 예술품을 내 뱃속에다 함몰시키며 고급하게 사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그 면발의 매끄럽고 유연함을 어디에다 비하랴
자장면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날개에 힘이 빠져 잠시 쉬며 기운을 차릴 때
지상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음식이다.
어린이는 천사에 가깝기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자장면은 천사의 음식이 아니고 무엇이랴.
지상에 자장면이 있어 조금은 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