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섭 시인의 석양빛 머문 자리, 다시 삶
심재섭 시인
잡 초
심재섭
차이고 밟히고도
밤낮으로 무성한
거리의 노숙자
오늘도 가면을 쓰고
있느냐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누구를 위한 지킴인가
착각 속에 살지말고
조국 앞에 내민 손
어느 뉘가 거절하라
애써 가꾼 이조국
넘 보는이 누구냐고
불청객 머문 자리
잡초만 무성하니
한숨 소리 절로난다
김마임 포토 친구
하루살이
심재섭
하루를 살다가도
죽음앞에 행복을 느끼는
하루살이 곤충처럼
값진 인생으로 살고싶다
무지한 인간을두고
하루살이로 비유하며
애달픈 노래를 부르지만
겉과속이 다른
백년의 행복을 꿈꾼다
팔십고개를 넘도록
여태껏 살아온 내가
행복했다하는 내날이
몇몇일이나 될까요
저 등굽은 노송에 물어라
병상의 일기
터질듯한 가슴 위
바위같은 둘을얹어
나날을 참고살면
백날이 편하다고
노래삼아 불러왔다
여류한 세월 속
갖은고생 묻어두고
고생은 이제그만
부푼꿈을 꾸웠지
지난날 핥고간 그상처가
얼마나 깊었길래
한여인의 가슴속에는
아직도 여진이남아
지축을 울리는구나
마음의 고향
고향 떠난 한육십년
훨씬 넘어서도
걸음마다 밟히는 고향
옛사람은 어디가고
그리움만 남아
나를 부른다
오가는 사람끼리
서로 만나면 비껴서는
꼬불 꼬불 돌담길
그 담장 위
세월속 이끼로
이정표로 남았구나
고향땅을 찾아오니
산도 설고 물도 설어
정만 두고 가려하니
어디서 가날픈 어린 목소리
어린시절 옛친구
나를 부른다
갈등(葛藤)
심재섭
땅 속 깊이 사는 굼벵이도
밟으면 꿈틀거리고
구르는 재주가 있어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재주없이 살아가는
어리석은 사람들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고향마을 뒷편청석 위
대밭에는 곧게 자란
송죽(松竹)들이
옳은 일은 거울 삼고
선한 일은 찾아 하는
고향사람
거기서 인생을 배웠으나
세상 사는 방법이 달랐다
옛 직장상사 말에 따르면
사교도 외교도 실력이고
능력이라 했다
요사모사(妖師謀師)한 행동이
두렵다고 생각하고
충격을 받은 나는
무학산에 물어보고
장복산에 물어봐도
양산(兩山)은 대답없이
나를 보고
한때는 구름이 왔다가고
한때는 밝은 산이 보이더라
♣심재섭 프로필♣
해군상사 정년 퇴임. 경남문학관 문예대학 수료
문예한국 등단. 경남시인협회 진해문협
경남문협. 한국문협 회원. 한국호국보훈선양회 회원
저서시집 시인은 그대 앞에 말한다. 석양빛이 머문 자리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