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詩 6

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詩 6

소하 0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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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갑선 사진 作  백수정 구



별세다


    안갑선


어둠을 두르고 술잔에 빠진 별을 마신 날

가시나무 같은 독백에 취해 본다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는 네온사인에 매달려 풍경이 되어 흔들리고

별 하나는 회상하는 그대 눈동자에서 낙타를 타고

별 하나는 내 마음에 보석으로 빛나고 있고

별 하나의 추억은

깨알 같은 편지를 쓰나니

저 별들은 잠 못 이루는 밤 애인 같은 별들

별세다

별세다

나를 잊은 고요여

오늘도 어둠은 익숙한 듯 자연스럽다

가시 같은 독백은 혼돈의 배경에서 출렁이며

이름 모르는 별에게 사랑해라고 불러볼 별 이여

수없이 별세다

희미하게 잊혀가는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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