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8

안갑선 시인의 채워도 채워도 다시 시詩 8

소하 0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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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안갑선 사진 作

광물 갈세도니 ㅡ 옥수라기도 함.

수정과는 전혀 다른 존재다.

수정은 각각의 결정으로 생성되어 있지만 칼세도니는 통으로  되어 있다.

색은 흰색 회색 청색 담갈색  암갈색 흑색이며 투명 또는 반투명이다.

금속 광산의 맥석으로 산출된다. 경도는 6  이다.




이장 


    안갑선 


포크래인이 지력을 끊자 산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산이 움직인다    

아무도 잴 수 없었던 무게를 

바람도 함부로 들었다 놓기 시작한다    

산 중턱 1평의 흙집을 짓고 

고단했던 삶이 누워 있던 주인이    

앙상한 뼈 몇 개만 보자기에 싸든 채 황급히 떠난다    

나무와 풀이 헝클어진 머리채를 하고 

땅에 엎드려 몸이 부스러지도록 곡을 한다

목 부러진 괭이에 몸 지탱한 채  

뽀죡했던 새 삽이 닳아 배꼽이 뚫리고    

꼬챙이 된 호미와 

흙에 살갗을 갈아대었던 희생을 

너희가 알겠느냐며

풀잎이 여우비 맞은 채 황토색 눈물 흘린다  

산이 움직인다

빈 집터를 포크래인이 꽝꽝 부수자    

황소가 몸서리치며 몸을 부르르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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