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숙 시인의 다시多詩, 기억의 저편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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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04:49
이성숙 시인
기억의 저편
이성숙
깊은 두 눈이
황소처럼 끔뻑였다
붉은 연꽃 같았던 그녀를 품고
아기 재우듯 토닥였다
미틈달의 하늘은
바이칼 호수를 닮아있었고
청라 같은 그곳에
잘 익은 까치밥 하나가 달처럼 떠 있었다
국화꽃 빛바랜 샘터에
자음의 첫 글자 된 구순의 몸
말라버린 젖줄기 쥐어짜듯
연신, 마중물 퍼 올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람의 기억을 찾는
예순 셋 아기를 위한
누군가 살아가야 할
또 하나의 간절한 이유였다
*미틈달-11월의 우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