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숙 시인의 다시多詩, 기억의 저편

이성숙 시인의 다시多詩, 기억의 저편

소하 0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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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숙 시인



기억의 저편 


          이성숙


깊은 두 눈이

황소처럼 끔뻑였다


붉은 연꽃 같았던 그녀를 품고

아기 재우듯 토닥였다


미틈달의 하늘은

바이칼 호수를 닮아있었고


청라 같은 그곳에

잘 익은 까치밥 하나가 달처럼 떠 있었다


국화꽃 빛바랜 샘터에

자음의 첫 글자 된 구순의 몸


말라버린 젖줄기 쥐어짜듯

연신, 마중물 퍼 올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람의 기억을 찾는

예순 셋 아기를 위한


누군가 살아가야 할

또 하나의 간절한 이유였다


*미틈달-11월의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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