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환 시인의 겨울 사랑 시

윤기환 시인의 겨울 사랑 시

소하 0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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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환 시잔 作


빈 들판에 바람들면


               윤기환


꽹한 바람이 빈 들판에

드러눕길래

나뭇가지에 매달려 같이 놀던

꼬리연은 어쩌라고

해를 쫓아간 기러기는 고래를 보았을까

어둠을 쪼고 있던 부엉 각시는

부리가 쪼개져

달을 품지 못한다는데

컴컴한 골방 천장에 매달아놓은

오촉 전구는

엄마가 우리 몰래 품다만 꿩알은

아니겠지

사유가 분명치 않자 인기가 떨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오죽했으면

반가사유상을 2점씩이나 모셔놓고

사유의 방까지 만들었을까

빈 들판을 쪼고 있는 까마귀들은

도시농부들의 억 소리 나는 천문학 공부에

왜가리들이 투입된 사실을

알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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