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詩콜콜-시인 김일정

時詩콜콜-시인 김일정

GOYA 0 737

보리죽

 

                            김일정

 

 

초가지붕 위 굴뚝은 곰방대 콧구멍

콜록콜록 연기 한 모금 뱉어내면

아궁이에 솔가지 타는 말다툼 소리

 

배꿇다 급히 보리죽 먹은 무쇠솥

입술 사이 하얀 김 휘파람을 불고

배부른 창자 되어 아우성이다

 

 

아버지 오셔야 먹을 텐데

뱃가죽은 마른 실개천

시간은 쫄쫄쫄

 

아버지 언제 오세요

입이 닳도록 칭얼거려도

싸리문에 눈동자만 초롱초롱 걸렸다.

 

<시를 읽고-최병석>

시를 읽으며 초롱초롱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아우성치는 뱃가죽안에서의 실랑이도

급격한 밀물로 쏟아져 들어온다.

썰물처럼 배고픈 기억을 지우려면

마실가셨던 아버지의 헛기침소리가 절실하다.

아버지요..언능 오셔유

시인의 눈망울이 싸리문에 걸렸고

이를 바라보는 독자의 마음도 눈동자에 들어앉았다.

시인과 보리죽,

시인이 무쇠솥을 들여다보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동안

독자의 배고픔은 어느새 마을초입까지 달려 나갔다.



* 김일정시인 프로필


()광진구청 홍보담당관 근무.

 2017년 한빛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2018년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회원. 8회 한빛문학상 수상.

 광진문인협회 회원

 2019년 담쟁이문학 이사, 21문학시대문인협회 회원

 2021421문학시대 이사 및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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