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시인의 시詩스무디 그리고 주의보周擬步

이상주 시인의 시詩스무디 그리고 주의보周擬步

포랜컬쳐 0 597

c3ece7d095ebd0563b5ef2d45125f323_1644812890_8.png

이상주 시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바늘없는 시계와 붉은 눈


                       이상주


꽁지까지 빠져버린 놈

똥꼬와 눈이 모두 빨간 놈

저놈이 왜 저리 서두르나, 허둥대나

아이고, 바늘이 없네

차고있는 시계에 바늘이 없네

그림자도 없이 (도둑맞았나, 빼았겼나?)

엉덩이를 흔들며 사방으로 뛰어 다니며

부지런을 떤다

바늘없는 시계를 차고

주인의 입술을 쳐다 보느라 눈이 뻘개

똥누러 갈시간을 잡지 못해 똥꼬가 뻘개

언제가 퇴근인지 몰라 귀가 뻘개

자기 색깔이 없어서

입혀주는 옷을 입기 전에는

눈, 귀, 똥꼬를 빼곤 온통 하얀 저놈

쥐인지 토끼인지 구분도 못하는 털팔이놈

뭘 빚졌다고 저렇게 허둥대며 뛰어 다니나

앨리스! 얼른얼른!

그래, 너도 앨리스를 오래 기다렸겠군

하늘이 무너지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겠군

하늘이 무너지면 쥐구멍에 볕 든다고

하늘이 무너지면 토끼굴에 볕 들거라고

눈 빨간 사춘기야 뻘떡뻘떡 뛰어보자

앨리스가 온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