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시인의 걷다가 쓰는 사진 12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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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18:15
유중근 사진 작
홍매화
유중근
살얼음 채 밀어내지 못한
수어천변
입술 다물던 꽃망울이
붉게 흩뿌리고 있다.
봄을 먼저 알리고 싶었던지
새싹 띄우기도 전에
앙상한 가지 기어올라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겨우내
거칠어진 시간들
앙상하게 갈라진 일기장은
의연한 꽃잎에 젖어 녹아내린다.
등 굽은
아버지 세월만큼
울퉁불퉁한 나무는
꽃망울 터트려 서러운 어제를 지우고 있다.
'20.2월 12일 수어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