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근 시인의 시로 써내린 지난 이야기
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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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6 00:46
임상근 시인
창식이 형(97)
월성 임 상근
새벽 시간인데 밭갈이하는
트랙터 굉음을 토해내고
농로 달리는 경운기 시끄럽게 탈탈거린다
게으른 농부 늦잠 자려는데 온 들판이 발칵 일어나 깨운다
창식이 형네 아버지 밭갈이는
늙은 소 워낭소리 앞세워
워데~데 이랴 이놈의 소야
쟁기 잡고 씨름하던 소리 사라진지 언제던가
멍에 채운 늙은 소 쟁기 끌고 몇 골 갈고 나면
허연 거품 황소 입가에 달려 힘들어할 때
새참 바구니이고 밭둑길 걸어오면
사람보다 황소가 더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