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뚜막 카페

부뚜막 카페

이가을 0 639

부뚜막 카페 / 최혜금

구수한 향 커피 꽃이 피었다

연탄 아궁이 냄비 안에
커피 가루 살포시 앉히고
달콤한 설탕 흰 눈 녹듯이 스며든다

찻장에 모셔둔 장미 커피잔 꺼내어
스릴 한 숟가락 더한다

부뚜막 위 다리 꼬고 앉아 달콤함에 취해
명동 코스모스 백화점 창가라 상상했던
극성스러운 꼬마
어설프게 흉내 내었지

부뚜막과 커피잔은 사라지고
새끼손가락 걸며 약속한 모험은
커피 알갱이들 속으로 숨어버렸을까

빛바랜 저장고에서 꺼낸 커피 반 설탕 반

따스하던 부뚜막이 말을 거는지
달콤한 기억은 코끝에 맴돈다. 




최혜금 


최헤금 시인

2022 신정문학 겨울호 시부분 신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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