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채원의 시詩애愛뜰 - 자작자작自作自作 4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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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0 05:27
▶여채원 사진 作 해 질 녘 운수사에서 바라본 풍경
아차
여채원
비 갠 오후
아침에 쓰고 나온 우산을
어딘가에 버려 두었는지 잊었듯
쉽지 않은 날들을 보내며
나를 보듬어 주었던 사람들을
이제 안락하다고 잊고 있었네
마음처방 대장간
여채원
생각 잡초가 가득하면
마음밭을 고를 호미를 처방하고
인연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면
아픈마음을 꿰맬 수 있는 바늘 처방전을 드릴게요
삶의 모서리에 다친 당신에게는
사실 처방전이 없어요
자꾸 부딪히다 보면 점점 뭉툭해질 거에요
하지만, 너무 많이 다치면 안되니까
한번 들러주세요
뾰족한 모서리를 살짝 피하는 요령을 처방해 드릴게요
[작가 노트 ]
요즘 부쩍 잊는 경우가 많다. 일정이나 약속을 깜빡하거나
고마운 사람이나 그리운 추억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바쁜 일정이 생기면 그것 하나에 집중하지 않으면
어디선가 구멍이 생긴다. 그러면 다음번엔 실수하지
않도록 더 쉽게 목표를 낮추게 된다.
점점 익어가는 나이가 되다보니 조금은 천천히 쉬멍 놀멍
걸어가라는 것이다.
내 나이도 일의 속도를 줄일 때가 된것이다.
이젠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정도로 닳았을 뭉툭한
내 모서리가, 내 나이가 좋다.